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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실리콘 음극재 적용 시 고려사항

서론 - 소재만큼 중요한 것은 제조 공정이다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 ASSB)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구조로, 고안전성, 장수명, 고에너지 밀도 등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Si) 기반 음극재는 이론용량이 3,579 mAh/g에 달해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은 충전 과정에서 300~400%에 달하는 부피 팽창이 발생하며, 고체 전해질과의 계면 박리, 입자 내 균열, SEI 재형성 실패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동반된다.

 

이러한 실리콘 고유의 특성을 제어하지 못한 채 셀을 제조하면, 초기 성능은 확보될 수 있으나 수명, 계면 안정성, 출력 특성에서 심각한 저하가 발생한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재를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에 도입할 경우, 소재와 셀 구조의 물성뿐 아니라 슬러리 조성, 압축 공정, 고체 전해질 분산 방식, 습도 제어, 열처리 조건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본문에서는 실리콘 음극재 적용 시 공정상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사항들을 분석하고, 실험 데이터를 통해 공정 변수별 성능 차이를 정량적으로 비교·분석한다.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적용 시 고려사항

1. 실리콘 음극 전극 슬러리 조성 및 분산 균일도

 

전고체 전지에서 전극 제조의 첫 공정은 음극 활물질(Si), 전도성 첨가제(Carbon), 바인더, 고체 전해질(SE)을 혼합한 슬러리를 제조하는 것이다. 슬러리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체 전해질의 입자 크기 및 분산 균일도이며, 이온 통로 형성과 계면 접촉 효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험 조건

  • 활물질: Si 나노입자 (d₅₀=150nm)
  • 전도재: Ketjen Black
  • 바인더: PAA + SBR (수계 바인더)
  • 고체 전해질: Li₆PS₅Cl (황화물계, 10wt%)
  • 슬러리 분산 시간: 1h, 3h, 6h

표 1. 슬러리 분산 시간에 따른 전극 특성 및 셀 성능

분산 시간 (h)분산 균일도 (정량 이미지 분석, %)초기 용량 (mAh/g)100 싸이클 후 용량 유지율 (%)계면 저항 (Ω·cm²)

 

1 67.5 2,840 52.6 265
3 83.2 2,910 65.4 184
6 91.6 2,950 72.1 143
 

슬러리 분산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전해질이 균일하게 분포하며, 계면 밀착성과 전극 내 이온 통로 형성이 용이해져 전기화학적 성능이 향상되었다. 특히 분산 시간이 6시간일 경우, 용량 유지율이 7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 결과는 슬러리 공정 최적화가 단순한 점도 조절을 넘어 셀 성능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2. 건식 공정 vs 습식 공정 선택

 

실리콘 음극을 적용할 때, 전극 제조 공정은 습식 방식(wet process)건식 방식(dry process) 중 선택이 필요하다.

  • 습식: 바인더 + 용매를 사용해 슬러리 제조 → 도포 → 건조
  • 건식: 활물질 + 전해질 + 첨가제를 혼합한 후 압축만으로 전극층 구성

비교 분석 요약

항목습식 공정건식 공정

 

공정 난이도 낮음 높음
전극 밀착도 우수 (도포/건조 균일) 불균일 가능성 존재
생산 수율 낮음 (건조 시간 필요) 높음
고체 전해질 손상 가능 (용매와 반응 시) 적음
실리콘 적용 적합성 조건 조정 시 우수 고난이도 공정 제어 필요
 

실리콘은 습식 공정에서 바인더와 반응성이 크며, 수분이나 용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용매 선택과 건조 조건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고체 전해질(Li₆PS₅Cl)은 습기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습식 공정 시 반드시 수분 함유량 10 ppm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3. 압축 공정 조건: 전극층 밀도와 계면 접촉 최적화

 

전고체 셀의 성능은 전극층의 압축 밀도계면 압착력에 의해 결정된다. 실리콘 음극은 팽창률이 크므로, 지나친 압력은 입자 파쇄를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압력이 약하면 계면 이탈과 전도성 저하가 발생한다.

실험 조건

  • 압력: 100 MPa, 150 MPa, 200 MPa
  • 전극 두께: 80μm
  • 압축 유지 시간: 60초
  • 전해질: 황화물계 SE, 10wt%

표 2. 압력에 따른 셀 성능 변화

압력 (MPa)전극 밀도 (g/cm³)초기 용량 (mAh/g)100 싸이클 후 용량 유지율 (%)내부 저항 (Ω)

 

100 1.24 2,870 61.2 214
150 1.42 2,930 70.3 176
200 1.55 2,960 57.5 191
 

최적 압력은 150 MPa로 나타났으며, 그 이상에서는 입자 내 응력 집중으로 인해 전극층 미세 균열과 수명 저하가 발생했다. 이는 고체 전해질의 취성 특성과 실리콘의 팽창 특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4. 열처리 공정의 유무와 전극 계면 안정성

 

전고체 배터리는 보통 100~300°C에서 전해질이나 전극층을 소결하여 계면 밀착성을 강화한다. 그러나 실리콘 음극재는 열 안정성이 낮은 바인더나 전도재와 복합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무분별한 열처리는 오히려 구조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실험: 열처리 온도에 따른 Si 음극층의 계면 변화

  • 열처리 조건: 100°C, 150°C, 200°C, 미열처리
  • 유지 시간: 2시간
  • 분석 항목: 계면 저항, 용량 유지율

표 3. 열처리 온도에 따른 전기화학 성능 변화

열처리 온도 (°C)100 싸이클 후 용량 유지율 (%)계면 저항 (Ω·cm²)

 

미열처리 52.4 268
100 61.3 207
150 70.8 153
200 58.7 182
 

150°C에서의 열처리가 계면 접착력 향상 및 전도성 향상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이 이상 온도에서는 바인더 분해와 전극층 내 미세 크랙 발생으로 인해 오히려 성능이 저하되었다. 이는 실리콘 음극 복합체 내 열 안정성을 고려한 정밀한 열처리 조건 제어가 중요함을 나타낸다.

 

5. 습도 관리: 고체 전해질과 실리콘의 민감한 반응성

 

고체 전해질, 특히 황화물계(Li₆PS₅Cl 등)는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H₂S 가스 및 리튬 황화물 부산물을 생성한다. 실리콘 또한 표면 산화에 매우 민감하며, 전해질과 접촉 시 계면에서 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제조 공정 전체를 글로브박스(Glove Box) 또는 드라이룸(≤0.1% RH) 조건에서 수행해야 한다.

측정 실험: 상대습도(RH)에 따른 셀 성능 변화

  • RH 조건: <0.1%, 1.0%, 3.0%
  • 전해질: LPSCl
  • 측정 항목: 초기 용량, 계면 저항, 싸이클 수명

표 4. 상대습도에 따른 Si 음극 기반 ASSB 성능

상대습도 (%)초기 용량 (mAh/g)100 싸이클 후 용량 유지율 (%)계면 저항 (Ω·cm²)

 

<0.1 2,960 71.5 146
1.0 2,870 56.7 221
3.0 2,730 43.4 318
 

수분에 노출되면 전극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계면 저항이 2배 이상 상승하였다. 이는 고체 전해질뿐 아니라 실리콘 음극재 역시 표면 활성화 및 산화 민감성이 높아 철저한 습도 관리가 필요함을 나타낸다.

 

결론 - 실리콘 음극 공정은 미세공정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하다.

 

실리콘 음극재는 그 이론적 가능성만큼 실제 제조에서 극도로 까다로운 공정 제어를 요구한다. 전고체 시스템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극 슬러리 혼합이나 압축 조건을 넘어, 습도, 온도, 압력, 입자 분산, 전해질 반응성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공정 설계가 필수적이다.

본 분석에서 확인된 핵심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슬러리 분산 균일도가 이온 전달 경로 형성에 결정적이며, 분산 시간 및 용매 선택이 중요하다.
  2. 실리콘의 부피 팽창 특성을 고려하여 압력은 150 MPa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열처리는 계면 강화를 유도하되, 150°C 이하에서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4. 습도는 반드시 0.1% 이하로 제어되어야 고체 전해질과 실리콘의 열화를 방지할 수 있다.
  5. 건식 공정은 산업적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초기에는 습식 공정을 통한 공정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실리콘 음극은 뛰어난 전기화학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정밀 공정 기술과 습도/압력 제어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용화가 어려운 소재다. 따라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핵심은 소재와 구조, 그리고 공정을 통합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시스템 기반 제조 전략에 있다.